
이… 못된 녀석
- 엘티 이 녀석이 기어이 일을 내고 말았다. 풀때기 먹는 것을 좋아 하는 녀석인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. 무방비 상태로 오렌지나 올리브 나무를 햇볕 잘 드는 선반위에 올려 두었음에도 한동안 관심이 없어서 괜찮을 줄 알았다. 그러나, 그것은 내 착각이었고 드디어 일을 내고야 말았다. 올리브씨앗을 구매 했을 때 포장봉투에 약 2년간 땅속에서 잠만 자다 우연히 운이 좋으면 새싹이 나오는 쉽지 않은 녀석이라고 쓰여 있었다. 그러나 이리저리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겉 껍질을 개갑하면 금방 싹이 올라온다기에 어렵사리 단단한 껍질을 겨우 벗겨 심었다. 껍질을 벗기는 것을 성공한 건은 단 1개. 일주일에 한번씩 물주며 깜깜 무소식의 1년 다되어 갈 때 쯤 귀여운 싹이 나왔다. 그 힘든 시간을 무색하게, 엘티 녀석이 모든 것을 박살냈다.

새로 키우면?
- 새로 다시 시작 할 수 있을까? 1년을 아무생각 없이 또 신경써 줄 수 있을까? 처음에야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했다. 언젠간 되겠지. 이쯤이면 되지 않았을까? 그냥 그런 막연한 기대감 속에 게으름 피지 않고 꾸준히 관찰 할 수 있었는데, 또 1년이나 기다려야 한다고? 다시 이것을 진행하기에는 그리 쉽지 않는 결정이다.

억장이 무너져…
- 모든 잎사귀가 사라졌을때 억장이 무너졌다. 1년의 시간이 한순간이라니. 이럴 줄 예상 했으면서 관리하지 못한 내 잘못이 더 크다. 망우보뢰,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. 당장에 다이소에가서 고양이가 손 댈 수 없도록 팬스를 만들었다. 다행히 줄기가 꺽이지도 않았고, 그래도 뿌리는 살아있을테니 다 말라서 죽은것을 확인 하기 전까지는 햇볕 잘드는 곳에 두고, 물에 영양제 (라고 하기에는 약간의 에너지드링크)를 타서 꾸준히 줘야겠다.